2011년 6월 23일 목요일

한국어 bac 응시생의 면모

파리 기독한글학교에서 한국어 bac을 배우는
학생들은 크게 세 부류입니다.

1) 프랑스 혹은 다른 불어권 나라에서 태어난 학생
처음에는 한국어 지문의 단어를 이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습니다.
하지만 가정에서 부모와 한국어로 지속적으로 대화해온 학생의 경우,
또 본인의 의지가 강한 경우, 이런 핸디캡을 잘 극복해내는 것을 보았습니다.
일단 자신감이 쌓이면 한국어 실력은 일취월장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런 학생을 둔 부모님께서는 '가정에서는 내가 우리 아이의
한국어 선생님'이라는 생각으로 적극 도와주셔야 합니다.
공부로 배우는 한국어는 학교에서뿐이지만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터득하는 한국어 단어와 한국어의 뉘앙스는 기억도 잘 되고,
시간 제한도 없을 뿐더러 한국어를 이해하는 응용력을
몇십 배로 풍부하게 만듭니다.

시간이 지나 한국어 단어와 문장에 익숙해지면,
한국어를 불어로 번역하는  문제에서는 아주 강한 면모를 보입니다.


 2) 한국에서 태어나 저학년까지 마치고 온 학생
아주 어려운 지문이 아닌 이상은 한국어로 된 지문을 70, 80%  정도 이해합니다.
모르는 단어가 있어도 유추해낼 수 있는 능력을 보입니다.

이런 학생의 경우, 말로 표현하는 데는 거의 문제가 없으나 쓰는 능력은 부족합니다.
대개는 쓸 때도 말하는 것처럼, 구어체를 활용하는 모습을 자주 보입니다.
습관적인 구어체를 문어체로 바꿔주는 것, 보다 세련된 한국어 표현을
연습하는 것이 한국어 bac을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한국에서 태어나 초등교육을 4, 5년 받고 온 학생
모르는 단어가 거의 없고, 설령 몇 개의 모르는 단어가 있더라도
문맥을 고려하여 문장의 뜻을 거의 정확히 맞힙니다. 이런 학생은
한국어로 답해야 하는 질문에서 틀리는 법이 없습니다.

하지만 불어 번역에는 아무래도 약한 면모를 보입니다.
물론 해마다 예외도 있었습니다. 프랑스에 늦게 왔더라도 성격이 밝고,
현지 생활에 빨리 적응한 학생의 경우, 불어 실력에서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학생에게 중요한 것은 한국어 bac 문항 가운데 표현력과
문장력을 보는 문제에서 고득점을 올리는 것입니다. 또한 끝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고, 가능한 한 다양한 지문을 읽어보고,
같은 문제라도 여러 번 쓰고 난 후, 수정을 거쳐 완벽한 쓰기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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