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28일 토요일

한국어 bac 응용문제 1과 예시답안

본문에 사용된 텍스트와 문제들은 자체 제작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따로 필자가 있는 경우에 한해 지시를 할 것이며, 이 자료들은 한국어 bac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가르치시는 선생님들께 개방되어 있습니다.

자유롭게 사용하시고,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멜 주시기 바랍니다.
-> kundera1929@gmail.com

간혹 한국어 bac 기출문제에 대한 답안을 입수할 수 있는지,
묻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아쉽지만 공개된 답안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문제를 못 풀 것은 없지요...
풀다가 헷갈리는 게 있으시면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


한국어 bac 응용문제


1. 말과 글

음치, 박치, 길치, 몸치.. 별치들이 다 있다.
나는 최근 들어 이런 생각을 한다.
말치와 글치도 존재한다고..

나의 경우, 말보다는 글이 훨씬 편하다.
말은 머릿 속으로 수없이 연습을 해도 잘 안 된다.
그런데 나와 반대인 경우도 많다는 것을 알았다.
그동안은 글도 노력하면 어느 정도 개선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좀 생각을 달리하게 됐다.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원래 성향이 글보단 말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자는 쪽으로..

외우는 과목은 잘하는데 죽어라 계산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수학은 귀신인데
역사처럼 외우는 과목은 젬병인 사람이 있는 것처럼
글치도 말로는 자유롭게 표현이 되는데
종이에 쓰려면 머리가 하얗게 되는 사람들이다.

수학 문제를 앞에 두고 명상에 빠지는 아이가 있다고 치자.
이 아이는 계산의 필요성 여부를 놓고 먼저 고민한다.
왜 영희는 10을 가져야 하고, 철수는 2를 가져야 하나..
계산이 될 리 없다.

지리 책을 보면서 구토 증세에 빠지는 아이가 있다고 하자.
그 매력적인 땅덩어리도 빽빽한 글자와 도표의 나열에 지나지 않는다.
상황이 이 정도라면 아무리 노력을 기울여도 쉽지는 않다.
그리고 나는 이 숫자가 결코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글치에게 글을 쓰게 하는 시험은 어떤가.
혹은 말치에게 발표 시험은 어떤가.
더욱이 그것이 인생을 결정짓는 중대한 시험이라면..
너무하지 않은가?


2. 뜀틀

초딩 때 철봉이나 뜀틀 앞에서 느꼈던
불안과 공포는 그후로도 종류를 바꿔 재현됐었다.
치기 어려운 피아노 악보,
내일 시험을 위해 외워야 할 수많은 공식들,
피하고 싶은 사람,
내키지 않는 사과,
첫 수업의 긴장감,
그리고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경제적 압박 등.

하여튼 몇 개는 그냥 손을 놓았고,
몇 개는 울며 겨자먹기로 했고,
뜀틀은 나중에 아주 잘했던 기억이 난다.
방과 후에도 한 시간씩 연습을 했으니 당연하지.
못하던 애가 잘하니까 체육 선생이 한 번 더 해보라고
애들 앞에서 독무대까지 마련해줬었다.
,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니까요..
날다람쥐처럼 날았다.
근데 날아도 너무 나는 바람에..
땅바닥에 엎어져서 또 흙을 먹었던 기억.
거보라니까요.

아무튼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마다
포기하는 편이 속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인생이 꼭 뜀틀 같다는 생각을 한다.
분명히 넘긴 넘었는데 그건 우연인 것 같고,
다시 넘으려니 너무 힘들기도 하거니와
이제는 귀찮은 거지.

누구는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뜀틀을 넘어야 한다고 하고,
누구는 뜀틀 따위는 무시하고, 지나가라고 하고,
누구는 모든 건 다 그러니까 하기 싫은 뜀틀을 하도록
프로그램 짠 사람의 잘못이라고 한다.
전인교육, 멀티교육..
말은 좋은데, 다 잘해야 하고,
다 패스해야 하는 학생들은 얼마나 힘든지 아느냔 말이지.

좋아하는 것 하나만 잘해도 사람 구실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달란 말이지.
그게 기능인 교육은 아니잖아?


3. 기다리다 보면

누군가 우리 아이가 이래요,라고 말하면
속으로 많이 민망하다. 지금이야 어울리지 않게
선생 노릇을 하고 있지만 나야말로 문제 학생이었기 때문이다.
1년에 한 번 있는 어버이날이 나에게는 속죄의 날이다;

듣다 보면 그 시기에 다 겪는 일이고,
지나갈 일인데, 아이도 부모된 입장에서도
홍역을 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서로가 서로를 분리할 수 없으니 생기는 전쟁이고,
그게 또 쉽게 분리가 되면 사랑이겠나, 하는 생각도 든다.

피곤하고 소모적일 수도 있지만 그것 역시 사랑의 한 모습이고,
과정은 과정인 거다. 점프해서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고,
인정해주는 단계가 되면 좋으련만, 역시 시간이 약이다.
어느 정도 지치고, 포기가 되어야 평화도 가능해진다.

이제 막 사춘기가 시작된 아들을 둔 친구가 말한다.
몰라, 어쨌든 죽이지는 않았어.
나 아직은 창문에서 뛰어내리지 않았다구.
괜찮아, 나는 열 배는 더했어.
내가 위로랍시고 해준 말이다.

= 문제 =

1. 세 지문은 공통적으로 무엇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가?



2. 지은이는 왜 인생을 뜀틀로 보았나?
 


3. 밑줄친 내용은 어떤 의미인가? 풀어서 설명하시오.



4. 같은 수학문제를 푸는데 뿡뿡이는 1분이 걸리고, 끙끙이는 2시간이 걸린다.
최근 끙끙이는 지긋지긋한 수학을 포기하고, 좋아하는 그림이나 열심히 그리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 끙끙이의 선택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러분의 의견을 쓰시오.
 


5. 여러분이 경험하고 있는 프랑스 교육 시스템에 대하여 각자의 의견을 쓰시오.






(3, 4번의 경우, 정해진 답이 없습니다. 여러분 생각을 자유롭게 쓰시되, 의견에 대한 이유를 꼭 적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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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답안입니다. 참고하세요.



1. 세 지문은 공통적으로 교육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다. (교육 시스템, 교육 제도, 교육의 어려움, 잘못된 교육의 문제점 등의 키워드가 들어가면 OK)

2. 뜀틀은 인생에서 마주칠 수 있는 수많은 난관을 상징한다. 지은이는 어릴 때 뜀틀 앞에서 느꼈던 공포와 불안을 인생 속에서도 동일하게 느끼는데,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하는 뜀틀 운동처럼 인생도 풀어야할 문제들의 연속으로 보는 것이다. 설령 운좋게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또 다른 난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며 따라서 인생은 필연적으로 어려움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며, 그것을 뛰어넘음으로써 성숙해진다는 것을 지은이는 말하고 있다.   

3. 첫 번째 누구는 현 교육제도를 비판없이 수용하는 사람들을 이른다. 이들은 좋든싫든 개인이 거대한 교육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면 거기에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누구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현 교육제도보다 우선시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정해진 시스템에 상관없이 원하지 않으면 따르지 않는다. 하지만 제도와의 충돌은 불가피하며, 시스템에 저항하는 개인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세 번째 누구는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기 이전에 제도 자체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한다. 이를테면 미비한 교육제도가 야기하는 문제점들을 먼저 문제삼고자 하는 것이다.

* 4번과 5번의 경우, 정해진 답이 없으므로 답안의 여러 방향과 흐름 정도만 안내합니다. 참고들 하세요.

4. '수학을 포기하는 편이 낫다'의 경우 - 어느 정도 노력했는데도 안 됐다면 수학을 계속 공부하는 것은 시간 낭비이다. 차라리 잘하고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는 편이 학습의 효율면에서도 그렇고, 결과면에서도 풍성한 결실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누구나 좋아하는 것을 하면, 잘하게 되고, 이 분야에서 성공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특히 끙끙이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 그림을 선택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흔히들 인생은 한 번뿐이라고 한다. 그림에 대한 열정과 신념이 있다면 끙끙이는 화가가 되기 위해 과감히 수학을 포기할 수도 있다...
    
'수학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의경우 - 두 시간이 걸렸지만 수학문제를 풀어냈다면 끙끙이는 끈기가 있는 아이이며, 수학에 아예 재능이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공부하는 방법이나 요령이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먼저 확인해볼 일이다. 만약 그 문제를 해결한다면 수학 문제 푸는 시간을 얼마든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레 수학을 못하는 과목으로 규정해버리고 포기한다고 생각해보자. 끙끙이는 인생의 다른 문제 앞에서도 쉽게 포기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우리는 단지 지식을 획득하거나 확장하기 위해 공부를 하지는 않는다. 학문의 즐거움을 통해 인간적인 성숙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끙끙이가 수학을 포기해서 얻는 자유로움보다 수학을 극복해서 얻는 희열과 자신감이, 앞으로의 끙끙이 인생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둘다 해야' 하는 경우 - 수학은 수학대로 해야 하고, 좋아하는 그림도 계속해서 해야 한다. 우리는  '필요'를 위해서만 공부를 하지는 않는다. 학교에서 배운 다양한 교과의 지식들은 알게모르게 다 쓸모가 있다고 봐야 한다. 단적으로 끙끙이의 경우, 수학을 잘하게 되면, 미술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비례나 균형, 각도 등 그림 그릴 때 필요한 기술 등은 수학적인 안목과 감각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또한 끙끙이는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도 난관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그때마다 어렵다고 포기해버릴 것인가?...

5. 긍정적이다 - 한국에 비해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 다양한 취미활동이 가능함, 정답이 없는 시험, 진로 선택의 다양성과 어떤 선택을 하든 존중해주는 분위기, 유급 제도를 통한 학습 지진아 방지, 학교 밖 체험활동, 선생님과 제자 간의 격의 없는 분위기, 사교육의 도움 없이도 얼마든지 학교 공부를 따라갈 수 있음, 공부만 잘하는 인재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쌓은 학생들을 우대..

부정적이다 - 넘치는 자유를 준 결과 일부 학생들이 보이는 방종, 진로 선택이 빠른 것은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 되기도 함(시행착오를 겪는 경우가 있음), 방학이 길기는 하지만 학습량이 많고, 요구하는 사고력의 깊이도 만만치 않아서 결코 쉽지 않음, 고등교육을 받지 않으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느슨한 사회 분위기, 특히 무너진 교육 시스템의 문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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