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28일 토요일

한국어 bac 응용문제 2와 예시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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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


원하는 것이 없을 때, 우리는 성분이 비슷한 식품으로
그것을 대체할 수 있다. 우리가 대체 식품을 선택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것이 '싸기' 때문이다.
버터가 없으면 마가린을 사고,
꿀이 없으면 설탕을 넣는다.
연어가 없으면 고등어도 괜찮다.

문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쉽게 대체가 가능해질 때 발생한다.

다른 사람으로도 대체가 가능하다면
굳이 그 사람일 필요가 있겠는가?

과거에 당신은 누군가에게 없어서는 안 될,
절대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것과 바꿔치기해도 될 만큼
당신의 가치는 하락했다.
당신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도 않으면서 비싸고,
가격에 비해 제값을 해내지도 못한다.
대체가능해진 것이다.

제발이지 나를 인간적으로 대해줘!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상품이 소리친다.


<문제>

1. 현대 사회의 어떤 면을 비판하고 있는 글인가?



2. 밑줄친 부분에 대하여 자유롭게 코멘트하시오.





3. 여러분도 글에서처럼 '사물이 되었던' 경험이 있는가? 사례와 그때의 느낌을 적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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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예시답안입니다. 참고하세요. 

1. 인간 관계의 비인간화, 혹은 상품화에 대하여 비판한 글이다. 사물과 인간은 그 가치를 비교할 수가 없다. 인간은 사물처럼 거래되거나 교환, 혹은 쓸모가 없어졌다고 해서 함부로 버려지는 일회성 소모품이 아니다. '인간존엄성'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우리의 이상을 따라주지 않는다. 어떤 사람을 판단할 때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 사람의 인품이나 진실성, 성실한 태도라기보다는 능력이나 외모, 학벌, 무엇보다 그 사람이 나에게 이익을 줄 사람인지 아닌지에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렇듯 서로가 서로를 이용 가치에 따라 판단하고, 사귀다 보니 누구랄 것 없이 언젠가는 외로워지고, 소외를 느끼게 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2. 이런 경우는 현대 사회에서 아주 많은 예를 찾을 수 있다. 회사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행해지는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그러하고, 사랑보다는 조건을 찾아 배우자를 찾는 풍토가 그러하다. 전에 TV에서 '커플 매니저'라는 직업에 대해 소개하는 방송을 봤다. 그런데 거기에 나오는 사람들의 발언이 놀라웠다. 배우자의 조건으로 남자는 여자의 외모를 꼽았는데, 한 남자가 여자의 신체 부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여자 연예인의 그것과 연결시켰기 때문이다. 눈은 누구, 코는 누구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남여할 것 없이 새로운 사랑을 만나면 미련 없이 현재 애인과 헤어지겠다고 말했다. 특히 조건이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 틀림없이 마음이 흔들릴 것이고, 그 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새로운 사람을 선택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인간 관계가 늘 좋을 수만은 없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다른 사람을 찾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도 언젠가는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될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과거에 자신이 한 행동이 얼마나 경솔하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었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는 절대로 한 사람을 '사람'으로만 대해야 한다. 사람을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나, 나를 더 빛나게 해줄 액세서리로 보아서는 곤란하다. 또한 부족한 나라도 나만의 가치가 있는 것처럼, 내가 보잘 것 없다고 낮추어 보는 사람에게도 나보다 나은 면이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며칠 전, 거리에서 집 없는 아저씨에게 다가가 샌드위치를 주며 용기내라고 볼에 뽀뽀하던 아줌마가 생각난다. 그 분에게는 아저씨에게 나는 냄새도, 더러운 옷도 장애가 되지 않았다. 그날 아줌마가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사람,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한 사람에 대한 애정뿐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3. 지금은 멀어진 친구가 한 명 있다. 프랑스로 전학을 와서 불어도 잘 못하고, 친구 사귀기도 쉽지 않을 때, 내게로 와서 함께 밥을 먹자고 먼저 말해준 친구다. 마침 집도 가까워서 자주 어울리게 되었다. 그런데 이 친구는 성적 욕심이 유난히 컸다. 그 아이는 모든 과목을 골고루 잘하는 편이었는데 수학만 약간 못했다. 그런데 나는 수학과 과학 과목에서만 점수가 잘 나오고, 불어는 정말이지 초급 수준이었다. 그렇게 해서 서로 취약 과목을 도와주기로 했는데,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성심껏 가르쳐줬지만 친구는 번번이 다른 일로 바빠서 수업 준비를 못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한두 번은 그렇게 넘어갔지만 계속 그러자 약간 화가 났다. 괜히 나만 손해보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마음이 들기 시작하자, 전처럼 그 친구를 대할 수 없었다. 
 요즘도 모르는 수학 문제가 있으면, 나에게 오곤 한다. 대답은 해주지만 그럴 때마다 기분이 좋지가 않다. 나는 도대체 이 친구에게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들어서이다. 길에서 만나도 그닥 반가운 기색도 없고, 몇 달씩 연락도 없다가 자신이 필요할 때만 말을 걸어오는 친구...  '친구'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으려면 나를 다르게 대해줬으면 좋겠다. 어떤 사람에게 필요한 사람이 된다면 그것은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마치 물건처럼 필요할 때만 소모되는 사물 같은 존재가 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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